2022 비건페스타에선 수많은 비건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었어요. /사진=일용언니

2022 비건페스타 첫날(2월 18일), '비건하기 편한 나라-비건 스타트업 초청 토크'를 들으러 갔어요. 가치한끼 홍우열 대표님, 비욘드넥스트(=채식한끼몰 운영사) 박상진 대표님, 더플랜잇(=잇츠베러) 양재식 대표님이 참석하셨는데 다양한 고충을 전해 들을 수 있었죠.

박 대표님은 작은데도 세분화된 시장이 어렵다고 하셨어요. "비건 시장이 초기 단계다 보니 언론 보도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고, 회사를 유지하기가 다른 시장보다 어려워요. 심지어 소비자마다 비건을 택한 이유도 달라요. 동물권·건강·종교 등등...그에 따라 소비자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접근해야 소비자 분들을 만족시킬수 있죠. 예를 들어 동물권을 위해 비건이 되신 분들은 밀웜을 먹는 데 반대하시겠지만, 공장식 축산을 반대해서 비건이 되신 분들은 찬성하시는 거죠." 에디터도 이런저런 비건 사업가님들을 만나면서 어렴풋이 생각했던 부분인데 저렇게 명쾌하게 짚어 주시더라고요. 박 대표님 본인이 15년째 비건라이프(+비건 사업도 5년차)를 유지하고 계시니까 당연한 걸지도요.

2017년에 창업한 양 대표님은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희망적인 말씀도 해 주셨어요. 2017년엔 다들 대체육이 뭔지도 몰랐는데, 이젠 모든 대기업이 대체육 시장에 진출할 만큼 주목을 받는 핫플이 됐다는 거죠. 스타트업이 3년, 5년씩 걸려서 할 일을 대기업들은 몇개월에 해치우니까요. 다만 해외 사례에서도 보듯이 생존권을 걱정하는 축산업계와의 충돌을 걱정하셨어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대체육에 고기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등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왼쪽부터 박상진 대표님, 양재식 대표님, 홍우열 대표님.

홍 대표님은 "비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자체가 부족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더욱 적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면 '에코머니'를 적립해주는 그린카드(처음 들어보신 용사님은 여기로)를 비건 업계로 확대한다든가, 정부가 공식적인 비건 식당 인증 제도를 만든다든가 하는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셨어요.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 또 하나. 세 대표님들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는 홍 대표님은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학교가 아닌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배웠다"면서 공교육에서 친환경, 비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셨어요. 그러고 보니 완전 맞말이더라고요. 기후위기, 동물권, 재활용 등등 너무 중요한 이야기인데 학교에선 거의 가르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질문자 분이 남긴 말씀을 덧붙일게요. 그 분은 질문보다는 제안을 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런 식으로 목소리를 내야 변화가 생깁니다. 국회에서도 무서워할 거고요. 투표를 통해 목소리를 내 주세요." 갑분정치...? 뜬금...?이 아니라, 정말 그런 식으로 용사님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국회에서도 더 논의를 하고 제도에도 반영될 테니까요. 참고하시라고 지난 지구용 레터(대선 후보 누가 더 친환경일까)랑 동물복지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답변 남기고 갈게요. 관심 갖고 목소리 내기! 우리 모두 조금씩만 더 힘내요.

by 생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