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기후변화에 기여하기 싫다면
에디터는 음식을 안 남기려고 꾸역꾸역 먹느니 버리는 게 낫다는 신조(!)로 살아왔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애초에 남길 음식을 만들거나 사지 않으면 해결되는 문제더라구요. 물론 쉽진 않습니다만...
왜 이 문제가 중요하냐구요? 전세계 음식의 3분의 1이 버려지기 때문이에요(유엔 세계식량계획의 자료 원문🧾은 여기). 연간 13억톤, 무려 20억명을 먹일 수 있는 분량이에요.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사람들도 있는데 멀쩡한 음식이 무더기로 버려진다니 정말 말이 안 되죠? 설상가상으로 음식 낭비는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깊대요ಥ_ಥ 전세계에서 결국 버려질 음식을 생산하는 데 14억 헥타르의 땅(약 1,400만㎡, 전세계 경작 가능한 농지의 28%)이 필요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미국, 중국에 이어 전세계 3위라고. 이 음식 쓰레기만 줄여도 정말 효율적인 탄소감축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요.
🥗방법은 있다, 푸드쉐어링
그래서 어떤 대안이 있나 찾아봤더니 **'푸드 쉐어링'**이란 키워드가 등장했어요. 말 그대로 필요한 사람끼리 남는 음식을 서로 나누자는 의미. 대표적으로 유럽 주요 도시에서 3,400만명이 쓴다는 '투굿투고(Too good to go)' 앱이 있어요. 2016년 덴마크 스타트업이 출시한 이 앱은 카페, 식당, 슈퍼마켓, 호텔 등에서 남는 음식을 '매직 백🛍'에 담아서 원래 가격의 3분의 1에 판매해요.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럭키 백과 비슷하게, 매직 백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사서 열어봐야 알 수 있어요. 가격도 싸고, 뭐가 들었나 두근거리는 재미도 있다는 게 투굿투고의 묘미.
340만명이 쓰는 올리오 앱, 140만명이 쓰는 카르마 앱도 있는데 조금씩 성격이 달라요. 올리오는 '당근마켓'의 남는 음식 버전이에요. 집에 남는 음식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올리오에 올리고, 필요한 사람이 와서 고맙게(무료!) 받아간대요. 코로나19로 집콕이 압도적으로 늘어난 2020년에는 올리오에서의 음식 나눔이 이전보다 5배나 늘었대요.
사이 좋게 투굿투고의 쇼핑백을 열어보는 사람들. /투굿투고 홈페이지
🥗한국의 푸드쉐어링 기대주들
그럼 우리나라는? 음식판 당근마켓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라스트 오더'라는 앱이 있더라구요. 편의점, 식당 , 카페에서 마감이 임박한 음식을 좀더 싸게 살 수 있어요. 입점 업체는 3만4,000곳, 이용자 수는 약 45만명.
서울 광화문에서 켜봤더니 근처 CU, 세븐일레븐하고 '발재반점'을 필두로 한 중식당🥢 몇 곳, 마라탕집 한 곳, '생어거스틴'과 카페 십여 군데가 떴어요. 퇴근길에 저녁 거리를 저렴하게 사가고픈 에디터의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는 구성이었어요. 그나마 서울이라 이 정도였고 다른 지역은 아무래도 입점 업체가 더 부족하다고. 라스트오더 앱의 존재를 SNS로 알리자, "부산 번화가에서 켰는데도 편의점밖에 안 뜬다"는 제보를 받았어요.
우리나라의 라스트오더 앱.
라스트오더에서도 한계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에요. 입점 업체를 꾸준히 늘리고 있고, 마감 임박 상품을 배달하거나 택배로 배송하는 방식도 시험 중. 김재헌 라스트오더 사업전략팀장은 “강서구에서 테스트 중인 배달 서비스는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고, 택배배송관에서는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를 통해 비수도권까지도 아우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30캔들이 탄산음료🥤 패키지에서 딱 1캔이 파손된 경우를 상상해 볼까요? 당연히 마트나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에선 팔 수 없겠죠. 그런데 라스트오더에선 멀쩡한 29캔을 재포장해 싼 값에 판매할 수 있어요. 아까운 음료수를 구해줄 수 있는 거죠. 실제로 모 식품회사의 파손 제품 1,050박스(유통기한은 2주나 남은!)가 라스트오더에서 3시간 만에 완판된 사례도 있대요.
🥗흥하라, 공유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