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캠페인이 점점 자리 잡으면서 유기동물 입양이 늘어나고 있어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나 동물보호단체 보호시설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한 비율은 8.8%, 유기동물을 데려와 키우는 비율은 6.2%래요. 전년보단 각각 4%포인트, 3.8%포인트 늘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펫숍에서 '사온' 비율도 22.5%라서...'사지 않고 입양한' 비율은 아직 많이 낮은 편이에요.

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그런데 악독한 동물판매업자들이 '동물보호소'란 이름까지 훔치고 있어요. 불법·무허가 번식장에서 데려온 강아지나 고양이를 유기동물마냥 속여서 파는 거죠. 포털에서 '유기견(묘) 입양' 같은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뜨는 '파워링크(또는 프리미엄링크. 광고비를 내고 검색 결과 상단에 올라오는 곳)'들은 거진 가짜 보호소들이라고,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분이 알려주셨어요.

이런 신종 펫샵들을 어떻게 알아보면 되는지 유형별로 정리해볼게요. 아래 유형 중 하나만 가지고 무조건 신종 펫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두 개 이상 해당된다면...아주 가능성이 높아요.

• '안락사 없는 사설보호소'라고 광고한다

반려동물을 파양하려는 반려자의 마지막 양심(😨)을 이용하는 곳이에요.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니까 안심하고 맡기라면서, 상당히 비싼 금액을 내면 새 반려인을 찾을 때까지 잘 돌봐주겠다고 하죠. 그런데 실제로는 작은 종이상자에 넣어두고 배변도, 식사도 처리하게 해요. 아파도 별 조치가 없고요. 2018년 동물자유연대가 사기죄·수의사법 위반으로 고발한 업체의 실제 사례.

• 고액의 책임비를 요구한다

유기동물을 임보(임시보호)·입양해보셨다면 '책임비'를 아실 거예요. 입양해가는 이가 동물을 돌볼 능력이 있음을,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입양하는 게 아님을 입증하는 최소한의 금액. 보통 3만~5만원쯤 해요. 그런데 유기동물 보호소라면서 책임비 수십만원을 요구한다? 신종 펫샵이에요. 파양하면 수백만원의 파양비를 내야 한다는 등의 수상한 내용이 담긴 계약서도 신종 펫샵이라는 의미.

• 성견, 성묘를 입양하러 갔는데 어린 동물을 권한다

유기동물 중엔 성견, 성묘의 비율이 꽤 높죠. 당연히 그런 아이들을 염두에 두고 갔는데 어린 동물, 특히 어린 품종 동물을 권한다면 역시 신종 펫샵일 가능성이 높아요.

• 홈페이지, 소셜미디어 계정에 품종동물 사진이 한가득

역시 신종 펫샵일 가능성 다분. 에디터도 몇몇 업체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찾아가봤는데, 품종동물 사진들로 도배해놨으면서도 '하루에도 버려지는 유기동물...', '유기 또는 파양으로 상처받은 아이들...' 운운하는 게 너무하다 싶더라고요.

동물보호단체들은 신종 펫샵의 동물들 상당수가 불법·무허가 번식장에서 왔을 걸로 추정하고 있어요. 그나마 제대로 된 펫샵에서 '판매'하려면 허가 받은 번식장에서 공급받아야되거든요. 그런데 보호소인척 운영하는 신종 펫샵들은 불법·무허가 번식장에서 데려온 동물들을 유기동물인양 판매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