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앞바다에서 운영 중인 돌고래 관광선박. /사진=핫핑크돌핀스 홈페이지

지난 2012년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된 남방큰돌고래.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바다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데, 12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돼요. 소중히 지켜도 모자랄 판에, 그마저도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 핫핑크돌핀스가 수 차례에 걸쳐 '돌고래 관광선박'들의 규정 위반을 목격했거든요(사진도 여럿! 홈페이지에서 '관광선박'으로 검색하면 여러 자료를 볼 수 있어요).

배 세 척이 한꺼번에 돌고래들을 둘러싸는가 하면,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해 돌고래 무리 사이로 파고들기도 하고요. 호주나 뉴질랜드에선 이런 관광선박들 때문에 돌고래의 먹이 활동이나 휴식시간이 감소하는 등의 현상이 관찰됐대요. 칠레, 일본 등의 돌고래들은 수면 가까이 나오는 일이 줄었구요. 개체군의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가 관찰되기도.

해양수산부 규정에 따르면 돌고래 관찰은 아무리 가까워도 돌고래로부터 반경 50m 바깥에서 이뤄져야 해요. 멈춰 있는 배에 돌고래가 다가오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그 외에는 50m 안쪽으로 접근 금지. 대형 선박이라면 아예 100m 이내로 접근 금지구요. 그리고 50m까지 가기 전, 반경 300m 시점부터는 정말 조심해야 한대요. 속도를 줄이고 살살 접근해야 돌고래가 놀라는 걸 막을 수 있어요. 그리고 반경 300m 이내에 3대 이상의 선박이 동시에 들어가는 것도 금지!

그런데 문제는...그냥 가이드라인인 규정이라 위반해도 아무 처벌이 없대요. 저러다 혹시나 돌고래와 배가 충돌하면 돌고래만 다치겠죠. 꾸준한 항의 끝에 해양수산부도 조치를 취했어요. 지난해 12월 '제주 남방큰돌고래 지킴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 도입하기로 한 거예요. 지킴이(해양수산부 추천 3인, 제주도 추천 1인, 시민단체 추천 1인)들은 관광 선박들이 돌고래로부터 반경 50m 바깥에서 제대로 거리를 유지하는지 감시하구요.

이렇게 대략 일단락되긴 했지만 제도가 꾸준히 잘 운영되고, 관광선박 업체들이 '생태 관광'을 당연히 준수하게 될 때까지 끝이 아니에요. 용사님들도 꾸준한 관심 보내주세요!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지금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이 검토되고 있는 제주 한동·평대 바다 일대는 남방큰돌고래 서식 지역이래요. 그래서 요 문제도 지금 난리.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핫핑크돌핀스 게시판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by 생강